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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 『방법서설』 독서후기 인간은 언제나 ‘진리’와 ‘확실한 지식’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그 여정은 언제나 불확실성과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은 바로 그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확실한 지식’의 토대를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한 철학자의 사유 기록이다.르네 데카르트는 17세기 유럽이라는 혼란한 시대 속에서, 스콜라철학과 교회 중심의 세계관을 벗어나 “이성”이라는 도구로 세계를 다시 보려 했다.그가 던진 질문은 단순하지만 근본적이다. “무엇을 의심할 수 있는가, 그리고 무엇이 의심할 수 없는가?” 이 질문은 근대철학의 출발점이 되었고, 이후 인류의 사유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방법서설』은 형식적으로는 자서전적 서술을 띠지만, 실상은 철저히 사유의 혁명서이다.데카르트는 자신의 지적 여정을 회고하면서 “모든 것을 의.. 2025. 10. 18.
단테 『신곡』을 읽고서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은 인류의 정신사를 대표하는 불멸의 고전이다.단순히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한 시인’의 이야기로만 보기엔 이 책이 품은 깊이가 너무나 방대하다.《신곡》은 인간이 절망의 밑바닥에서 신의 빛을 향해 올라가는 여정이자, 한 개인이 진리를 찾아가는 내면의 순례기다.이탈리아 중세의 혼란 속에서 단테는 자신의 정치적 좌절과 인간 존재에 대한 의문을 시의 언어로 승화시켰다.그리고 그 여정은 단테 자신만의 고백을 넘어, 시대와 신념, 철학과 신앙의 문제를 통합하는 대서사로 완성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길을 잃은 인간의 회복’이라는 주제였다. 단테는 “우리 인생길의 한가운데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문장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혼.. 2025. 10. 15.
찰스 다윈 『종의 기원』 – 생명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도전 “인류는 어디서 왔는가?” 이 단순하지만 거대한 질문은 수천 년 동안 철학자와 과학자, 종교인 모두를 사로잡아왔다.그리고 1859년, 찰스 다윈은 그 질문에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을 세상에 내놓았다.이 한 권의 책은 인류의 세계관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다윈은 이 책에서 신이 모든 생물을 완벽하게 창조했다는 기존의 믿음에 도전하며, 생명은 ‘진화’라는 자연적인 과정 속에서 변화하고 선택된 결과라고 주장했다.『종의 기원』은 단순히 과학서가 아니다. 인간이 자연 속에서 어떤 존재인지, 생명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시간이라는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탐구한 철학적 선언문이기도 하다.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관찰한 핀치새들의 부리 모양 차이,.. 2025. 10. 14.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독서감상문 “신은 죽었다.” 이 한 문장은 너무 유명해서, 책을 읽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는 말이죠. 하지만 정작 니체가 이 말을 통해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요?《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철학책이지만, 단순히 논리를 펼치는 책이 아닙니다. 마치 시와 우화, 예언서가 섞인 독특한 형태의 문학이죠.주인공 ‘짜라투스트라’는 산속에서 10년 동안의 고독한 수련을 마친 뒤, 인간들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내려옵니다.그는 기존의 종교적 가치, 도덕, 전통을 부정하며 인간이 스스로 ‘초인(超人))’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크게 느낀 건, 니체가 우리에게 ‘각성’을 요구한다는 점이었어요.그는 “군중 속의 안락함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길을 걸으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반항.. 2025. 10. 13.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독서감상문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를 탐구하는 거대한 거울과도 같다.그중에서도 『베니스의 상인』은 단순한 상업도시 베니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인간의 욕망, 정의와 자비의 의미, 편견과 차별의 문제, 그리고 사랑과 우정의 가치까지 아우르는 다층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는 “샤일록”이라는 인물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다.그는 돈을 빌려주고 담보로 ‘살 1파운드’를 요구하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로 묘사된다.그러나 단순히 탐욕스러운 악인으로만 규정하기에는 그가 처한 사회적 배경과 차별의 현실이 너무나 뚜렷하다.셰익스피어는 이 인물을 통해 인간이 가진 복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동시에 관객으로 하여금 정의와 자비의 균형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또한 .. 2025. 10. 5.
니담 『중국의 과학과 문명』 독서감상문 조지프 니담(Joseph Needham)의 저서 『중국의 과학과 문명(Science and Civilisation in China)』은 서양 학계에 큰 충격을 던진 방대한 연구서로 평가된다.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이 저작은 단순히 과학사적 연구를 넘어서, 동서양 문명 교류사와 인류 지적 전통의 균형을 재조명한 위대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니담은 영국의 생화학자이자 과학사학자로, 중국 고대와 중세의 과학적 성취를 깊이 탐구하면서 “왜 현대 과학은 중국에서 먼저 발생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이 질문은 오늘날 ‘니담 문제(Needham Question)’로 알려져 있으며, 여전히 학계의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서양 중심적 관점에서는 근대 과학이 16~17세기 유럽 르네상스와 과학혁명에서 탄생했다.. 2025.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