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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독서후기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여성이 어떤 위치에 있었는가를 철학적·사회학적으로 해부한 기념비적인 저서다. 1949년에 출간된 이 책은 단순한 여성주의 선언이 아니라, ‘존재’와 ‘자유’라는 철학적 문제를 중심으로 인간의 조건을 다시 묻는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사상을 이어받아 “여성은 본질이 아니라, 사회적·역사적 산물이다”라는 명제를 내세운다.즉, 여성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존재가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이 책은 당시 프랑스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여성의 역할이 ‘어머니’나 ‘아내’로만 한정되던 시대에, 보부아르는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를 규정할 자유가 있음.. 2025. 11. 4.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독서후기 안녕하세요? 자유부인 자부입니다. 오늘은 데카메론을 읽고 후기를 작성 해 봅니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은 14세기 중세 말기, 유럽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흑사병의 한복판에서 탄생한 작품이다.당대 사람들에게 죽음은 일상의 일부였고, 신앙조차 그 참상을 완전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런 절망의 시대 속에서 보카치오는 인간의 ‘이야기하는 힘’에 주목했다. 피렌체를 떠나 시골 별장으로 피신한 젊은 남녀 열 명이 열흘 동안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성을 통해, 그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삶과 사랑을 노래했다. 『데카메론』은 단순히 전염병을 피해 모인 사람들의 유희담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활력과 생명력,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인간적 욕망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보카치오는 인간의 본능을 죄악으로만 보.. 2025. 10. 29.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독후감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서양 근대사와 경제발전의 근본 원인을 새롭게 해석한 사회학의 고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단순히 경제 제도의 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베버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의 뿌리를 ‘종교적 세계관’, 특히 프로테스탄트 윤리에서 찾았다.그가 주목한 것은 돈을 버는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노동을 신성한 소명으로 보는 태도였다. 베버는 루터와 칼뱅으로 대표되는 종교개혁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세속의 직업을 ‘신의 뜻을 실현하는 소명’으로 여기는 가치관이 형성되었다고 본다.이는 단순히 부를 추구하는 탐욕이 아니라, 성실함과 절제, 근면을 통해 신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신앙적 자세였다.이러한 윤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결국 서구 근.. 2025. 10. 28.
보들레르 『악의 꽃』 독서감상문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은 19세기 프랑스 문학의 전환점이자, 근대시의 출발점이라 불린다.이 작품은 단순히 시의 집합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어둠을 정면으로 마주한 정신적 기록이다.당시 사회가 도덕적·종교적 가치를 중시하던 시절에 보들레르는 “악”을 미적으로 재해석하며, 금기된 감정과 욕망을 시의 언어로 끌어올렸다. 그의 시는 천사와 악마, 사랑과 증오, 쾌락과 고통이 공존하는 세계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악의 꽃』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루함(Ennui)’이라는 근대인의 내면 상태를 중심으로 인간의 절망과 욕망을 탐구한다. 시인은 아름다움조차 부패하고, 사랑조차 타락한 세계 속에서 새로운 구원을 찾으려 하지만, 결국 그 길은 다시 “악”으로 향한다.이 작품의 .. 2025. 10. 27.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독서기록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러시아 문학을 넘어 전 세계 독자에게 인간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깊이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단순히 살인이라는 범죄를 다루지만, 그 중심에는 ‘도덕과 양심’이라는 인간 본질의 질문이 놓여 있다.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가난과 절망 속에서 자신을 특별한 인간이라 믿으며 살인을 저지른다.그러나 범행 후 그를 괴롭히는 것은 외부의 처벌이 아니라 내면의 고통이었다. 이 작품은 범죄보다 더 큰 ‘벌’이 인간의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도스토예프스키는 이를 통해 인간이 스스로의 죄를 인식하고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구원에 이른다는 도덕적 진리를 제시한다. 이 작품이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현실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울림을 가지는 이유는, 그가 인간 존재의.. 2025. 10. 23.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독서후기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막 장편소설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단순한 가족 비극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는 대서사시다.이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한 가문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 깊숙이 숨어 있는 선과 악의 갈등, 신과 무신의 대립, 그리고 구원의 가능성에 대해 직면하는 일이다.작가는 19세기 러시아라는 혼란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인간의 자유와 도덕, 신앙의 의미를 탐구했다.책의 첫 장을 넘기면 느껴지는 건, 도스토예프스키 특유의 철학적 밀도와 심리적 긴장감이다.그는 인물 하나하나를 통해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며, 모든 존재가 죄와 사랑, 절망과 희망의 경계 위에 서 있음을 보여준다.특히 이 소설의 중심에는 카라마조프 가문의 세 형제, 드미트리·이반·알료샤가 있다... 2025. 10. 22.